지난 12월 8일(수) 5시에 열린 (한)하성호 8단 대 (초)유희석 4단의 8강전 대국에서는 유희석 4단의 폭풍우 같은 매서운 초반 공격을 마지막 초읽기까지 다 써가면서 가까스로 잠재운 하성호 8단의 힘겨운 승리로 끝이 났으며 이로서 하 8단은 얼마 전 끝난 제3회 총재배 대회에 이어 또 다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유희석 4단은 현재 협회의 젊은 이사로 선출되어 협회의 안건 심위를 맡고 있음은 물론 직장생활에도 충실히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으로 평소 시간을 틈틈이 쪼개서 원앙마 장기연구를 많이 하고 있음이 이번 대국을 통해 명실 공히 드러났다.
특히 선수 원앙마 초반포진에서 후수 귀마의 우진을 압박하는 형세에서는 하성호 8단이 무척 고심한 장면으로 관전자들조차 초읽기를 모조리 다 쓴 하8단이 시간패 당하는 걸로 착각할 정도였으니 유 4단의 그동안 갈고 닦은 포진연구가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대국자의 숨 막혔었던 대국 장면을 다시 한 번 검토해보겠다.
(그림 1)
(그림 1)은 38수째 한에서 우마를 우변으로 후퇴한 장면으로 장기격언 중에 “마불변행”이라 하여 마가 변으로 가는 것은 좋지 않은 행마라는 말도 있듯이 한의 우진이 내몰리는 형세로 초에서 선봉 역할을 하고 있는 57졸(중앙)이나 68졸(우진)의 움직임에 따라 공격의 향방이 결정되는 순간으로 실전에서는 68졸을 67하였으나,
(변화도 1)
(변화도 1)처럼 초에서 57졸을 56하는 것이 한의 4선(중앙)을 좀 더 빨리 공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에서는 48병을 47해서 보강해줘야 대는 데 이때 초에서 79상으로 47병을 때리는 수가 발 빠른 행마다.
(변화도 2)
(변화도 2)와 같이 초의 선제공격이 시작되면 한에서는 보고만 있을 수도 없기 때문에 마땅히 응수를 해줘야 한다지만 중앙 4선이 무너질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안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림 2)
(그림 2)는 66수째 한에서 42병을 52로 올린 장면인데 21한차를 41로 배치하여 필사적으로 4선을 방어하려는 의도가 숨겨진 시기적절한 수다. 71수째에 졸병대가 이뤄진 점은 초반 포진의 탐색전이 좀 길었다고 볼 수 있으며 양쪽 모두 71수째까지 서로 기물만 긴박하게 배치대고 전투가 시작되지 않은 점은 이번 대국의 가장 큰 특징이다.
초의 압박을 잘 모면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버텨준 하8단의 4강 진입을 축하드리며 원앙마 스승격인 이양근 9단의 대를 장차 이어나갈 유 4단이 앞으로는 포진연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운영 감각을 좀 더 익혀 다음 기회에는 반드시 입상하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