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7일(화) 5시에 열린 (한)양승태 3단 대 (초)김경중 9단의 8강전 대국에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투신 김경중 9단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양승태 3단은 그동안 비축하고 있었던 실력(두둑한 배짱과 카운터공격)을 유감없이 발휘하지 못한 채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는데 한을 잡게 된 양 3단의 초반포진에서 다소 결점이 노출되었고 그 기회를 절묘하게 살린 김 9단이 마치 풍산개처럼 한번 문 먹잇감을 절대 놓아주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결국 양 3단은 지난 추석특집 KBS장기왕전에 이어 이번 그랑프리에서도 고배(苦杯)를 마시게 되었다.
두 대국자의 대국 장면을 다시 한 번 검토해보겠다.
(그림 1)
(그림 1)은 17수째 초에서 좌마로 한의 좌진을 한번 노리는 장면으로 이때 한에서는 이런 초의 공격에 대항할만한 최적의 변화수를 미리 예측한 후 전투가 시작되면 유리해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전에서는 43병으로 응수하였는데 51한차를 54하여 초마의 멱을 먼저 막던가, 그냥 궁수비를 하고 난 뒤 만약에 초에서 75상으로 43병을 공격한다면 그때 51한차를 54하여 대응해 볼 수도 있겠다.
(그림 2)
(그림 2)처럼 한에서 응수한 것은 손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수로 차라리 51한차를 후진하여 초의 좌진을 묶던가. 54로 이동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처음부터 43병을 44하지 말고 바로 움직였어야 대는 데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이미 한에서 밀리고 있는 형세다.
(그림 3)
또한 30수째 한에서 중앙상을 이용하여 초의 좌진을 선제공격한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15포를 17하여 한의 우진을 먼저 풀던가. 혹은 46병을 56하여 초의 우진을 서서히 공략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전투형세로 판단된다.
(그림 4)
(그림 4)처럼 초에서 졸을 이용하여 도발을 하는 경우에도 한의 양3단이 54차로 바로 잡지 말고 뒤가 어떨지. 수읽기를 재대로 해서 전투국면으로 접어들 때의 손익을 어느 정도는 계산했어야 했는데, 일단 먹고 보자는 심보로 1초도 안 걸리고 바로 53초졸을 배불리 취하니 찬스에 강한 초의 김9단은 준비된 신무기인 3단 콤보 울트라 묘수를 선보이며 승부를 종결지었다.
초반 포진 16수의 대가(大家) 다운 모습을 선보인 김경중 9단의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며 도전에 실패한 양승태 3단도 뼈아픈 패배를 설욕하고 극복할 줄 아는 기사로 거듭 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