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국 김철 9단 원앙마 대 이창원 6단 원앙마 ]
제1국은 이창원 6단의 승리로 판을 접었다.
이제 점심시간이다.
한분 두분 제1국을 화제로 삼으며
점심식사를 하러 계단으로 내려간다.
앗~~그러나 이곳에는
아직 남아 있는 분이 있다.
김철 9단과 조룡호 선수다.
첫 대국의 장면을 줄곧 복기 검토를 하고 있다.
그만큼 제1국의 패퇴가 뻐저리게 가슴깊이 아픈것인가.
모름지기 아마도 잘못둔 곳을 불 밝이고 찾고 있는 듯 했다.
이래서 "한판의 장기는 자아 성찰"이라 했던가.
4명이 한테이블씩 앉는다.
점심은 김치찌게다.
숙성된 김치로 달군다.
밥은 솥밥이다.
값은 7천인데 밑반찬도 더러 나오고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어느분은 너무 숙성된 김치라
된장찌개를 시킨다.
무엇이든지 맛있게 드시면 좋겠다.
이창원 6단은 누구보다 빠르게 식당문을 나선다.
제1국의 승리가 그토록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 것인가.
제2국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김철9단이 초를 잡는다.
이창원 6단의 제2국은 원앙마 포진으로 차려진다.
그렇다면 김철9단은 귀마냐 아니면 원앙마냐
두근거린다.
아~원앙마다...
드디어 오늘 우리는
원앙마 대 원앙마의 피말리고 숨쉴수 없는 대혈투를 보게되는 것인가.
김철 9단의 첫수는 우측의 졸을 접으면서
제2국의 막이 서서히 올라간다.
이에 이창원6단의 대응은 한병을 접는것이 아니라 원앙마가 출사표를 던진다.
4수 화려함의 극치인 농포작전을 선보인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는 자유로움이다.
이어지는 5수 상대의 물줄기를 바꾸어야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드러나지 않은 반면에는 음산한 살기마저 감돈다.
8수로 이창원6단은 졸 하나를 도려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달림은 감수해야한다.
17수 한마를 내주고
20수 초마를 잡아온다.
변화에는 변화를 변칙에는 변칙으로 맛선다.
궁 즉 통 (궁하면 통한다) 이다.
23수와 25수로 한포의 퇴각로를 없앤다.
그야말로 상옥추제다 (지붕위로 올린 뒤 사다리를 치운다)
이창원 6단의 26수는 달빛에 취하여 쾌속한 검이 수를 놓는 듯 하다.
김철 9단도 29수 31수로 매화향기를 흩날리듯 검무는 실로 황홀하고 아름답다.
35수로 상옥추제의 완성을 보여준다.
이창원 6단은 타개책 36수를 두고 김철9단은 37수를 놓는다.
41수로 상대진영의 한상을 잡아내면 이 또한 덫에 걸리는 거다.
43수로 한상을 취하고 싶지만 한차가 포의 배후에서 노리고 초포는 우측으로 넘어가면
다음 한포 장군에 초마를 잃게 된다.
47수로 초사를 잡아내다.
55수 이쯤에서 우리는 전체적인 국면을 조명한다.
초의 말 한필 대 한은 상과 병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덤 1.5점이 고스란이 살아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형세는 서로 외사이고 아직 한은 안궁이 정비 되지 않은 상황
초의 아쉬움은 졸이 뿔뿔히 흩어져 서로 도와 달라고 구원병을 요청하고 있다.
이창원 6단은 보병간의 전투에서 가장 위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박격포 56수로 꼼짝없이 초 보병1은 무대에서 말없이 퇴장한다.
64수는 높이있는 불로킹이다.
김철9단은 마지막 승부 필살기의 초식을 펼친다.
67수와 69수다. 그리고 훗날 71수에 대차를 하고 차없는 장기판에 말을 중용하자는 것이다.
아마도 김철 9단은 91수를 두고 전체적인 국면을 다시한번 살필것이다.
흐트러진 군마를 점검한다.
나의 헛점과 상대의 약점은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한의 올라온 병을 노리고 한상을 파고 들것이다.
현재 점수차는 5.5점차로 마로 포를 잡아내도 부족이다.
그렇다면 상대의 병들을 흐트러 놓아야 한다.
102수 조금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인가.
1병의 도강을 서슴치 않는다.
도강을 하면 뒤는 누군가 책임져 줘야한다.
생각 같아선 2병을 중원으로 서서히 불러들여 안정을 취하고 싶지만 그게 아닌 모양이다.
111수 삼국지의 상산 조자룡의 모습이 보인다.
3.5점 차다. 지금부터 또다른 한판의 시작이다.
이 밤이 다가기전에 맹추격으로 따라 잡아야한다.
말 한필이 얼마나 잘 버텨줄지 단지 그게 걱정이다.
여포의 적토마, 항우의 오추마가 부럽지 않다.
128수로 졸병대의 몸싸움은 마무리되고 무대의 조명도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다.
앗~
이창원 6단이 마지막 위기를 맞는다.
다행이 148수가 묘착으로 장기판위에 이창원 6단의 가쁜숨이 흘러서는 녹는다.
154수와 156수 이창원6단의 몸놀림은 여전히 가볍다.
158수로 포로 초상을 잡으면 마의 장군으로 상이 잡히고 점수차는 0.5점으로 초가 승리다.
아불싸~~ 167수 마가 변으로 나가 웅덩이에 빠지는 순간.
이대로 그만 날이 새고 말았다. 대추격전의 막이 내린것이다.
대국시간 80분이 종료된것이다.
아쉽다... 적토마도 오추마도 한없이 달렸지만
이젠 지칠대로 지친것이다.
이로써 결승전 제2국 마저 이창원6단이 거머쥐면서 김철9단은 함겹게 제3국을 맞게 된다.